(술 마신 다음 날)
"이거 받아."
"왠 테니스 공이에요?"
"내가 하는 거 잘 봐. (팔꿈치로 테니스 공을 돌리면서 굴린다.) 봤지? 처음에는 맨 바닥에서 돌리고 그 다음에 허벅지 위에서 공 안 떨어지게 돌리면서 굴리는 연습해. 이게 자유자재로 되면 큰 근육들 만지는데 기본 베이스가 돼. 그 다음에 탁구공을 가지고 연습하면 작은 근육들을 만지는 테크닉이 될 거고."
"연습 많이 해야 될 거 같은데… 알았어요."
"그리고 이거만 연습하면 지겨우니까 바닥에 공을 놓고 한 손으로 공이 안 튕겨나가게 누르는 연습을 해. 바닥에서도 하고 벽에다가 대고 서서도 눌러. 이건 컨택한 부위를 정확히 압박하기 위한 거야. 근육을 누르다가 삑사리나면 아파서 놀래. 그러니까 집중해서 해."
"알았어요."
"앉아서 가만히 있지 말고 니 허벅지에다가 팔꿈치로 계속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눌러보고 느껴봐. 그리고 플랭크 자세 알지? 플랭크로 버티는 연습도 해. 한 팔로도 하고. 그럼 압박해서 버티는 힘이 길러질거야. 압박하는 파워가 한 순간에 늘지는 않아. 압도 사람한테 계속 해야 늘어. 손님이 한 번 눌러서 만족하는 압을 못 줄 것 같으면 횟수를 늘려서 반복하면 돼."
나는 남는 시간에 할 일이 없으니 테니스 공을 가지고 연습했습니다. 처음에는 공이 이리 튀고 저리 튀고 빗나가고 잘 안됐지만 그냥 무식하게 계속 했어요. 며칠을 공 가지고 놀다 보니 팔꿈치가 벗겨져서 상처가 났지만 약 바르고 밴드나 반창고 붙여가면서 계속했는데 일주일 쯤 지나니까 조금씩 컨트롤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너무 지루해질 때면 다른 걸 했어요. 위에 4가지가 아주 조금 익숙해지자 다음 단계로 넘어갔는데
"이리 와서 엎드려봐."
"네."
"(시범 끝나고) 무슨 느낌인지 알겠어?"
"박자 맞추는 거 같은데요."
"이게 일명 칼치기야. 이걸 연습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잘 안 되니까 천천히 해. 찰흙 몇 개 사서 두껍고 길게 만든 다음에 랩으로 감싸. 그리고 사람한테 한다는 느낌으로 누르고 그 다음 부위로 옮겨서 누르고 이런 식으로 계속 하는데 누르는 깊이가 가능하면 전부 다 비슷하게 되도록 해 보고 다음 포인트로 이동할 때는 찰흙 표면을 부드럽게 스치듯이 이동해봐. 그리고 포인트의 간격도 일정해지도록 연습하고. 천천히 하다 보면 나중에 자연스럽게 빨라지게 되어 있어."
"갈수록 난이도가 장난 아닌데...?"
"해 보면 나중에 다른 자세로도 응용이 가능해져. 찰흙으로 하면서 제수씨나 나한테 연습해. 무식하게 해야 돼. 나도 처음에 고생했어."
"연습도 진짜 힘드네요."
"팔꿈치 테크닉은 알려준 사람 거의 없어.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만 알려줬지. 지금은 그냥 시키는 데로 해 봐. 그리고 익숙해지면 나중에 니가 하기 편하게 변형시키면 돼."
그 외에도 한 포인트 누르고 그 다음 포인트로 이동하려고 팔을 뗄 때 상체를 이동해서 살짝 밀어내는 느낌으로 해야 피부 밑에 표층 근막을 통증없이 자극할 수 있으며, 팔꿈치로 압박 후 전완의 아주 미세한 각도에 따라서 강도와 느낌이 달라진다는 점도 참고하라고 했습니다.
최종 목표는 엔드필을 느끼는 건데 근육의 끝 느낌이라고 했습니다. 통증이 있는 부위의 근육을 지압할 때 가장 중요한데 약간 아프긴 하지만 상대방이 힘을 안 주고 참을 수 있을 정도까지의 깊이를 말하며 이걸 "아프세요?" 라고 상대방에게 묻지 않고 스스로 느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가장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게 되면 촉각에 가장 민감한 엄지손가락의 느낌을 팔꿈치로 거의 다 느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대략 위에 나열한 것들을 집에 가서 아내한테도 연습하고 시간 날 때 에이스한테도 연습하면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 사람은 가게에서 자기만의 단독 룸을 사용했는데 손님이 오면 양해를 구하고 나를 관리실에 들어오게 해서 관리 과정을 다 보게 해줬어요. 이런 과정을 옆에서 보면서 손님을 대하는 방법, 몸 상태를 설명하고 체크하는 방법, 테크닉이나 동작이 어느 부위에 적용되는지까지 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지났을까... 이제 손님한테 직접 해보라고 했습니다. 매니저는 마사지를 거의 받아본 적 없는 사람이나 뜨내기 손님들만 골라서 한 명씩 저한테 넣어주기 시작했고 그렇게 한국 사람을 상대로 첫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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